소화성궤양의 원인, 점막 방어인자와 공격인자

소화성궤양은 위산에 의해서 위장관 점막이 손상되는 질환입니다. 위생습관의 개선과 효과적인 약제의 개발로 전체 유병률은 줄어들고 있으나, 최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와 아스피린 등의 약물 사용으로 고령화 인구의 유병률이 늘어나는 실정입니다.

 

 

소화성궤양(peptic ulcer)의 정의와 분류

우선, 궤양(ulcer)이란 점막 아래에 존재하는 점막 근육판을 뚫고 그 아래까지 조직이 손상된 상태입니다. 궤양은 깊이에 따라서 4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UI-I 단계입니다. 점막 근육판을 넘지 않는 손상 상태로 이때는 미란(erosion)이라고 부릅니다. 두 번째는 UI-II 단계입니다. 점막 근육판을 넘어 점막하층까지 도달한 상태입니다. 세 번째는 UI-III 단계입니다. 이때는 점막하층을 지나 고유 근육층까지 도달한 상태입니다. 네 번째는 UI-IV 단계입니다. 결손 된 부위가 고유 근육층을 지나 장막까지 도달한 상태입니다. 천공(perforation)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천공이 되면 소화관내와 복강 내가 통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궤양 중에서 위와 샘 창자(십이지장)에 있는 궤양을 소화성궤양(peptic ulcer)라고 합니다. 

 

소화성궤양을 일으키는 원인

소화성궤양을 일으키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점막 방어기전에 의한 것과 두 번째는 스트레스에 의한 것입니다. 우선 점막 방어기전에 의한 것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점막 방어기전에 의한 소화성궤양

위와 샘 창자는 항상 소화액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소화액에 포함된 염산과 펩신은 소화관을 녹일 만큼 산도가 강합니다. 이로부터 소화관 자체를 보호하기 위해 점막은 저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저항력을 점막 방어기전이라고 합니다. 점막 방어기전에 관여하는 인자는 점막 방어인자와 공격인자입니다. 이 두 가지 상충하는 인자가 서로 균형을 이룰 때 정상적인 점막 보호가 가능합니다. 

점막 방어인자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점액(mucus)과 알칼리의 분비, 세포 재생, 점막 혈류입니다. 점액은 점막 세포를 감싸는 끈적한 물질입니다. 위산이나 외부에서 들어온 자극물질, 소화 효소 등으로부터 점막을 보호합니다. 또 점막 세포에서 알칼리 성분인 중탄산 이온을 분비하여 산을 중화하기도 합니다. 위점막은 세포의 재생이 매우 빠릅니다. 산성 환경에서 많은 세포들이 죽게 되는데, 세포가 죽으면 빠르게 재생하기 때문에 궤양까지 진행할 수가 없습니다. 점막 혈류가 풍부하면 세포 재생에 필요한 인자가 충분히 공급되어 손상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습니다. 또 점액을 생산할 때에도 풍부한 점막 혈류가 중요합니다.

공격인자에는 네 가지가 있습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Helicobacter pylori), 염산, 펩신, 점막 손상 물질입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요소를 분해하여 NH3를 만들어내는데, 이것이 위점막을 손상시킵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분비하는 사이토톡신(cytotoxin)도 위점막을 파괴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염산도 점막을 공격합니다. 단, 위점막보다 샘 창자 점막이 더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펩신은 단백질을 분해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점막을 공격합니다. 점막에 직접 손상을 주는 물질들이 있습니다. 알코올,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약(NSAIDs), 카페인, 활성산소 등입니다.

점막은 점막 방어인자와 공격인자가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어인자가 감소하거나 공격인자가 증가하면 궤양이 생기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위궤양은 방어인자의 감소로 생기는 경우가 많고, 샘 창자 궤양은 공격인자의 증가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트레스에 의한 소화성궤양

스트레스는 신경계와 내분비계의 균형을 깨뜨리면서 방어인자와 공격인자의 균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보통 스트레스로 발생한 궤양은 급성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급성 궤양과 만성궤양의 차이를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흔히 위궤양, 샘 창자 궤양이라고 하면 만성인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위에 급성으로 궤양이 생기면 '급성' 위궤양이라고 부릅니다. 급성 궤양은 급격하게 발생하며, 유발인자가 확실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스트레스와 알코올, NSAIDs 등의 약물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만성은 궤양이 단발성으로 깊은 상태가 많고, 급성은 다발성으로 얕은 상태가 많습니다. 만성은 치료에 저항을 보이고 재발하기도 하지만, 급성은 치료에 비교적 잘 반응하는 편이고 재발도 드뭅니다. 

 

소화성궤양의 주된 증상

소화성궤양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명치 부위에서 느껴지는 통증입니다. 위궤양은 식사 후 30~40분이 지나면서 통증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음식이 내려가면서 궤양을 자극하기 때문에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샘 창자 궤양은 공복 시에 통증을 느끼는 특징이 있습니다. 공복 상태에서는 위산의 농도가 높아 통증을 느끼지만, 식사 후에는 위산이 희석되면서 통증이 줄어듭니다. 오심과 구토도 자주 발생하고, 궤양에서 피가 나는 경우에는 토혈이나 하혈을 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