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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정보

만성 폐쇄성 폐질환, 폐기종과 만성 기관지염

폐쇄성 폐질환은 여러 원인으로 인해 기도 폐쇄가 일어나 들어 마신 숨을 내뱉는 과정이 어려운 상태를 말합니다. 폐쇄성 폐질환에 속하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 기관지 천식, 미만성 범세기관지염, 폐쇄성 세기관지염 중에서 오늘은 만성 폐쇄성 폐질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

 

만성 폐쇄성 폐질환

만성 폐쇄성 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COPD)은 유해 물질의 흡인으로 폐에 염증반응이 지속되고, 그로 인해 불가역적인 기류 제한이 나타나는 질병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유해 물질에는 흡연, 대기오염, 분진, 화학물질 등이 포함됩니다. 이 중에서 가장 확실한 위험인자는 흡연으로, 위험요소의 80~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사망한 환자의 대부분이 흡연자이고, 흡연을 시작한 연령이 빠를수록 질환의 진행 속도가 빠릅니다. 환자가 중간에 금연을 한다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라도 금연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기류 제한이 일어나는 부위는 주로 말초 기도인 소기관지와 세기관지입니다. 만성 염증으로 기도가 손상되었다가 복구되는 것이 반복되면 기도 벽이 재형성되는데, 이로 인해 내강이 좁아지면서 점차 기도폐쇄가 발생하게 됩니다. 여기서 말초 허파꽈리 쪽으로 염증이 파급되면 허파꽈리 구조가 파괴되며 기관지가 폐쇄될 수 있는데, 이것을 기종 우위형이라고 합니다. 한편, 세기관지나 더 굵은 기관지 쪽으로 염증이 파급되면 다량의 가래를 동반하며 기관지가 폐쇄될 수 있는데, 이것을 기도 병변 우위형이라고 합니다.

 

폐기종, 기종 우위형의 폐쇄

기관은 20~23분지 정도 되면 매우 가는 기관지가 되고, 허파꽈리 안을 통과합니다. 허파꽈리는 비누 거품과 같은 특징이 있어서, 표면장력에 의해 거품 하나하나는 수축하려고 하지만 인접한 거품의 표면장력과 균형을 이루면서 일정한 크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허파꽈리 속을 기관지가 통과하면, 허파꽈리들의 서로 당기는 힘에 의해 기관지도 바깥으로 끌어당겨지면서 벌어진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거품 하나하나가 망가지면 어떻게 될까요? 이것은 허파꽈리 벽이 파괴되는 것으로 기관지를 벌어지게 하던 힘도 사라지면서 기관지가 폐쇄되게 됩니다. 이 상태를 폐기종이라고 합니다. 만성 폐기종 상태는 거품이 망가지지만 하나하나의 거품의 크기는 커져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폐기종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운동 시 호흡곤란(exertional dyspnea), 기침, 가래, 그렁거림(stridor)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특징적인 신체 소견을 보이는데, 청색증, 술통형 가슴(barrel chest), 곤봉 손가락(clubbed finger), 입을 오므리는 호흡, 고실음(tympanic tone), 폐간 경계의 저하, 호흡음 약화, 날숨 연장 등이 있습니다.

정상 거품들은 표면장력으로 인해 줄어드는 힘이 있기 때문에, 폐도 전체적으로 줄어들려는 힘이 있습니다. 이를 폐의 탄성 수축력이라고 합니다. 정상적으로는 날숨 상태에서 가슴 우리가 넓어지려는 힘과 폐가 줄어들려는 힘이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폐기종 상태가 되면 거품이 망가지면서 폐의 탄성 수축력이 줄어들게 됩니다. 폐가 줄어들려는 힘이 줄면 가슴 우리가 넓어지려는 힘이 커지면서 가슴 우리가 확장되는 술통형 가슴이 나타나게 됩니다. 폐간 경계의 저하도 이와 같은 이유로 나타납니다.

만성 폐기종 환자들은 숨을 다 내쉬기 전에 기도가 폐쇄되어 잔기량이 증가합니다. 그래서 기도 폐쇄를 막기 위해서 기도 내압을 올릴 수 있도록 입을 오므리고 호흡을 하게 됩니다. 폐에는 공기의 함유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타진을 하게 되면 고실음이 들립니다. 

 

만성 기관지염, 기도 병변 우위형의 폐쇄

만성 기관지염(chronic bronchitis)은 기관지에서 과잉의 점액이 분비되어 다량의 가래가 나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만성 기관지염 환자는 만성적, 반복적으로 가래를 동반하는 기침을 합니다. 여기서 '다량의 가래'의 기준을 살펴보면, '가래가 1년 동안 적어도 3개월 이상 거의 매일 지속되고, 이것이 적어도 2년 이상 나타나는 경우'를 말합니다. 만성 기관지염 환자의 증상은 가래를 동반하는 기침이 계속되고, 운동 시 호흡곤란, 그렁거림, 청색증, 곤봉 손가락, 수포음, 비빔 소리(crepitation), 날숨 연장 등이 있습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치료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병기 분류에 따라 단계적인 치료를 하게 됩니다.

병기 0기는 위험군으로 우선적으로 금연을 하고 인플루엔자나 폐렴구균 백신의 예방접종을 하게 됩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에서는 어떠한 약물보다도 금연의 효과가 크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금연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감염 시 급성 악화를 막기 위해 예방접종이 추천됩니다.

병기 I 기는 경증으로 필요에 따라서 단시간 작용형의 기관지 확장제를 사용합니다. 기관지 확장제는 항콜린제, 베타 2 자극제, 메틸크산틴(methylxanthine) 등이 있습니다.

병기 II 기는 중등증으로 호흡재활과 장시간 작용형의 기관지 확장제를 사용합니다.

병기 III 기는 중증으로 흡입 스테로이드제를 고려하는 단계입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에서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해도 말초 염증을 줄이는 효과가 크지 않지만, 악화가 반복되는 경우에는 증상의 악화 속도를 줄이기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마지막으로, 병기 IV 기는 심한 중증으로 산소요법과 외과적 치료가 고려됩니다. 호흡기능 상실이 일어나 저산소상태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산소요법이 필요하고, 여기까지의 치료 방법이 효과가 없다면 폐이식이나 폐용적 감소 수술(lung volume reduction surgery:LVRS)을 할 수 있습니다.